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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파스형님 항상 형님 글 읽을때마다 감탄조차 죄송합니다. 혹시 한번 지식을 쌓는 혹은 체득하고 이를 글로 쓸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어떻게 기르시는지 정말 염치없지만 여쭈어도될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물파스형님이 지향하는 롤모델이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파렴치하지만 형님의 100분의 1이라도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으로서 묻습니다.ㅠㅠ

 

 

[@ 공부가 많이 부족해서 다른분들에게 조언을 드릴만한 사람이 아니라는걸
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 다만 부족함에도 응원을 주시니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래서 도움이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또 그렇게 많은 세월을 살지는 않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꼈던 경험적인 이야기 위주로만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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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까지만 해도 읽고, 쓰고, 생각하는 내 모든 공부들은
오직 대학입학 이라는 한 점을 위한 행위들이었습니다.(뭐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 )
그리고 대학과 사회(직장)라는 공간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현상(현실)들을 경험하게 되었는데
저는 그 곳에서 그동안 교과서가 정직하게 얘기해주던 활자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수많은
“가짜”들을 만났습니다. ... 진짜라고 믿었던 활자의 세계는 거짓이었고, 오히려 <거짓으로 가득 찬>
현실이 진짜였던 것입니다.

교과서의 활자는 배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현실에서의 배신은 개인에게는 현명한 전략적
선택도구의 하나였음을 종종 확인하기도 했었습니다. ... 그리고 이러한 나의 주관적 목격담이
이미 500년 전 <마키아벨리>라는 이탈리아 사상가가 솔직히 얘기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던 시대를 비판하던 진보성향의 선배가 사실은 그 누구보다 더
독선적이며 이기적이었음이 돈 문제를 통해 발각된 사실이며, 의리로 뭉쳤던 15년 지기 친구놈이
언제부턴가 친구들 사이에서 협잡꾼 노릇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은 대개 <가짜들의 총합>
이라는 걸 깨닫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병신 같은 새끼!” ... ....... 업무 파악에 서툴렀던 신입시절 직장 상사에게 처음 들었던 욕설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나약함> 이라는
내가 만든 스스로의 변명으로 상사의 욕설을 정당화 시켜주고 있었습니다. ... 이런 행위는 분명
내가 아닌 가짜인 ‘나’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해서 <가짜들의 총합>의 크기를 키워가는
현실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반지하 셋방에 살면서 가난한 현실을 탓하던 사람들이 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들을 보면
자신에게도 최소한 그들로부터 지켜야할 자산(?)이 있음에 안도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 그리고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며 자본주의 사회를 찬양합니다.

자본으로 성(s.ex), 정신(ideology), 신(God)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때문에 인간이 ‘노예’ 따위로 전락하는 건 이젠 일도 아닙니다. ... 그래서 저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논문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통찰을 키우기 위한
공부입니다. 정해진 시간은 없습니다. 이미 평생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를 예수에 비유했던 흰머리 서석구 변호사의 나이가 74세 라고 합니다.(1944년생)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현역 변호사로 활동하는 나이 많은 변호사분들이 많습니다. ... 그런데 만약
10대, 20대 젊은 청년들에게 60대, 70대 변호사 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냐고 질문한다면
뭐라 대답할 것 같습니까? ..... ... 능력을 차치한다면 대부분의 청년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늙은 변호사들!”

대학을 재수, 삼수를 하든
고시를 2~3년 늦게 합격하든 ... 결국은 세월이 흐르면 모두에게는 앞에 <늙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것입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공부에는 늦은 나이가 없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우리 모두에게 <늙은(지식인)> 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 마르크스, 다윈, 칸트, 헤겔, 니체, 고흐, 프로이트, 아담 스미스, 케인즈 ... 등
인류역사에 크나큰 족적을 남긴 위인들은 저마다 천착한 분야만 달랐을 뿐이지 모두가 평생을
공부했던 사람들입니다.

글을 (잘)쓰려면 기본적으로 많이 읽어야 합니다.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 또한 당연히 존재할 수 없습니다. ... 더불어 읽는 행위는 그 무엇보다도
“(생리적)습관화”가 중요합니다. ... 아침에 일어나 양치하듯, 그리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배설을 하는 행위들처럼 읽는 행위는 단순히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밥 먹고 똥을 싸듯
하나의 생리현상처럼 몸의 기억으로 습관화 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화장실에 들어갈 때는
무조건 활자로 된 그 무엇을 가지고 들어갑니다. 스마트폰도 가능하겠지만 폰 사용은 영상이나
음악처럼 셋 길로 빠질 가능성이 많아서 저는 오직 활자에만 집중할 수 있는 책을 들고 들어갑니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무조건적으로 책을 봅니다.
저 스스로의 내면에 일종의 “강제성”을 주입해서 습관화 시켰습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 ... ..... 이 말을 꼭 기억해두세요 ~

(읽는 행위가)습관화되면 이제 본인의 머리(뇌)가 싫다고 해도 몸은 저절로 행위를 일으킵니다.
너무 피곤해서 그래서 읽기 싫어도 몸은 자연스럽게 책을 손에 쥐게 만드는데 ... 그러다 보면
최소한 책속의 한 문장이라도 읽게 되며 이 과정에서 어느 순간 스스로가 책 내용에 깊게
빠져드는 경험을 (자주)하게 될 것입니다. ... “몸의 기억은 생각보다 강렬합니다!”

읽는 버릇(습관)이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면, 이제는 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절대로 부끄럽거나 주저하지 말라!” 입니다.

본인이 쓴 글이 스스로도 부족하다 생각되어도 주저하지 말고, 또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말고
과감하게 어느 곳이든 올리십시오! ~ 좀 더 완벽하게 준비하고 다듬어서 올려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처음부터 “어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터넷에는 무한의 글이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는 최상의 조건이 준비된 시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설이든, 기사든, 논문이든 ... 많은 글을 읽어보면서 글쓴이의 주장, 즉 글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달하려는지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파악된 글쓴이의 주장에 최소한 한 번쯤은
본인 스스로가 되묻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저 주장이 과연 타당한가?”

글쓴이의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면~ 그럼 나의 주장은 무엇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라며 그 글에 대해서 반대 주장을 한번 써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는 단계인데 그러려면 자연스럽게 반대 논거를 찾게 됩니다. 그렇게 찾은
객관이 담보된 반대 논거를 사용하여 “본인 주장”을 해보는 것입니다. ... 여기서 본인의 반대 주장이
훌륭하게, 또는 그렇지 못하게 작성되었다 해도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건
이러한 “쓰기의 과정”, 즉 상대 주장에 타당성을 사유해보고 아니다 싶어서 본인의 주장을 생각하고
그러한 본인 생각을 글에 담는 과정에서 논거를 찾고 ... 이러한 모든 <쓰는 과정> 자체가
헬스클럽에서 근육을 키우는 과정처럼 본인의 글 쓰는 능력을 상당히 높게 끌어올려줄 것입니다.

읽기와 쓰는 과정을 몸의 기억으로 습관화 시켰다면, 이후부터는 글에 맵시(모양새)를 더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 이 과정에서는 다양한 단어나 (아름다운)문장의 “수집”이 중요합니다.
이 수집 과정을 속성으로 익힐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시(詩) 읽기입니다.
시인들이 시를 통해 표현하는 단어는 가장 함축적이며 맵시가 좋은 단어들입니다.

읽기, 쓰기, 글 맵시 등을 몸의 기억으로 담는 과정에서 또 하나 쉬지 말고 습관화 시켜야 하는것이
바로 <생각하기! , 사유하기!> 입니다. 이것은 어느 단계를 끝내고 하는것이 아니라
읽고 쓰고 맵시를 뽑내는 전 과정의 가장 밑바탕에서 기초로서 아주 튼튼하게 자리해야 합니다.
<생각하고 사유하는> 방법중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철학과 역사 입니다.

이러한 습관화와 연습을 통해 생산된 본인의 글이
비록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거나 타인에게 비판을 받더라도 마음 상하지말고 지속해야 합니다.
본인글에 대해 상대의 비판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앞서 얘기했듯이 논거를 찾아
반박을 하고 ... 만약 속마음이 불편해도 상대 비판에 수긍이 간다면 그 즉시 인정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그래도 내가 옳다"가 아니라,
"그래 니 말이 맞는것 같다. 인정한다!" ~ 처럼 타인을 인정하는 용기가 자신을 더 성숙한 단계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글을 (잘)쓰는 능력은 훈련을 통해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훈련은 자의적 속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습관을 통한 몸의 기억으로 각인시켜야 합니다.

읽을 꺼리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글을 쓰는 공간 또한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 최상의 조건이 준비된 시대에
이제 본인의 몸에 글을 쓰는 능력을 문신처럼 새겨넣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됩니다.




[@ 퇴근후라 답변이 늦었습니다.
답글은 모두 저의 주관적 견해이므로 정답의 글이 아닙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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