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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바로 "여성혐오다!" ... 라는 말 자체는 푸코의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권력>입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권력의 생산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집단(페미니즘)이, 혹은 사회가 <여성혐오>를 반복적으로 외칠 때마다 사회의 무의식은
그 외침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도로(Road)로 착각하게 됩니다. ... 공공재가 되는 것이죠.
이제 <여성혐오>의 구호는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저기가 길(road) 이므로 따르자!" 라는
집단의 생각이 흐르는 거대한 권력으로 변모 됩니다.

집단의 생각이 안심하고 흐를 수 있는 거대한 길이 만들어지고, 그 길로 인하여
무의식이 권력화 된 의식으로 전환됨으로써 이제 집단(페미니즘)의 의식은 흔히 얘기하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어가 사회 안에서 규모의 경제로 사용된다면 이후 언어(규정된 용어)는 수행적(performative)
효과를 누리며 하나의 큰 힘, 즉 <권력화>가 되는데 ... <"주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 이것은
단지 말(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를 대통령의 자리에서 진짜 물러나게 만드는 아주 큰 힘을 가진
실체적 권력에 다름이 아닙니다.(@ performative)

20세기 후반, 소련 붕괴 이전의 세계는 오직 <미국과 소련>의 한계 안에서만 해석되었습니다.
당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사건과 사고의 원인에는 반드시 <미국, 소련> 이라는 양대 강대국이
대입되어야만 해석이 가능한 시대였습니다. ... 세계는 <미.소 양강>이라는 언어(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그들을 자연스럽게 권력화 시켰는데, 한마디로 세계가 <미.소>의 구호를 반복할 때마다
미국과 소련의 발언권은 더욱 더 확대되고 강화되었습니다.

물론 미국과 소련의 물리적인 힘(군사, 경제, 정보)이 당연히 뒷받침되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언어로써 규정된 <미.소>의 수행적(performative) 효과는 결코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집단의 무의식이 언어(규정된 용어)와 만나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반복적으로 사용되면,
어느 순간 언어는 <권력화 된 의식>으로 전환되고, 사회 안에서 수행적(performative) 효과를 누리며
진짜 힘을 갖게 됩니다.

언어로써 무엇을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지배성>과 연결됩니다. ... 힘(권력)을 갖는 것이죠!
개인으로써의 불완전한 생각은 집단(페미니즘)에 합류한 순간에 박탈당하고 대신 자신을(자신의 사고)
박탈한 주체(페미니즘)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권위를 분배 받습니다. 따라서 그녀(그)는 곧 <"우리">가 되고,
그녀(그)의 힘은 <"우리의 힘">으로 증폭됩니다.

<우리의 힘>은 이제 법에 준하는 힘으로 자신들에게 도전하거나 반대되는 타자를 심판할 수 있으며
그렇게 <우리의 힘>으로 규정된 타자들은 한 순간에 <비정상성>을 갖는 비표준적인 것들로 전락하게
됩니다. ... 결론적으로 <우리의 힘>은 단순히 (현재의)열위상태를 벗어나려는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행보가 아니라 사회 안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우위 상태를 유지하려는 <권력에의 의지>가 진짜 본질입니다.
더불어 언어로써 타자를 규정한다는 의미는 모두에게 타자에 대한 <생각의 허용한계>를 미리 설정하는 것이
진정한 <타자규정의 힘>입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훌륭한 한국 문학작품 한편을 통해 이해를 도울 수 있습니다.

[◆ 고등학교 2학년인 최기표는 악마의 자식이자 ‘폭력’ 그 자체입니다.
같은 반 아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자 절대자입니다. ... 잔혹성, 무자비함,
예측불허의 괴팍한 성격 ... 단지 (현재)자신의 기분이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동급생을 칼로 위협하고, 담뱃불로 지지기도 합니다. ~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던 어느 날, 반장 형우는 자발적으로 부정행위를 하며 기표를 도와줍니다.
하지만 기표는 원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을 도왔다며 형우에게 심한 폭력을
행사합니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형우는 치밀한 복수를 시작하는데
침묵으로, 즉 아무런 대응 없이 마치 자기가 기표를 너그럽게 용서해준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러면서 형우는 사실 기표는 심성이 착한 아이이며, 가난하지만
부모님에게는 그 어떤 아들보다 효성이 지극한 아이이고, 친구가 되면 그 누구보다
의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정한 사나이라며 기표를 치켜세웁니다.
호수에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서서히 반장 형우의 언어로 새롭게 <규정>되어가는
기표는 어느새 악마에서 선한 천사로 변하게 됩니다. ... 그리고 형우는 마지막으로
기표의 삶을 위대한 학생의 승리로 포장하여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도록 만듭니다.
화제의 주인공 최기표! ~ 기표의 가공된 미담은 이제 전국적으로 퍼져나갔고
기표 스스로는 예전과 같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지만, 새롭게 규정되면서부터
영화화 될 정도까지 나아갑니다. 그러나 영화 제작사 직원들이 찾아올 무렵쯤
기표는 홀연히 사라지기로 마음먹고 여동생에게 한마디 말을 남깁니다.

"무섭다! ~ 무서워! 더 이상 무서워서 못 살겠다!" - (우상의 눈물/ 전상국) ]


소설은 두 개의 폭력(잔혹성)을 다룹니다. ... 하나는 기표의 <물리적 폭력>이며
또 하나는 새로운 타자로 규정된 <존재론적 폭력>입니다. ... 제가 주장하는 <타자 규정의 힘>은
바로 형우에 의해 새롭게 규정된 기표인 것입니다. <생각의 허용한계>가 미리 설정된다는 뜻은
결국 새롭게 규정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선한 최기표!) ... 한마디로
선전의 힘이 극대화 되는 것입니다. ... 기표를 선함으로 미리 설정해 버리자 이제 주변에서는
기표의 또 다른 <선함>만 찾게 됩니다. 선하다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직 미담만 계속해서
생산되는 것이죠 ... 그래서 영화화 단계까지 가게 됩니다.(@극대화 되는 선전의 힘)

<타자규정의 힘>은 이렇게 잔혹한 속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개인 보다는 집단의 힘이, 즉 <우리의 힘>으로 배설되는 말(言)의 힘은 개인의 힘(言)을 월등히
넘어서며 보이는 모든 현상을 "여성혐오"로 해석하게 됩니다. ... 한마디로 <우리의 힘>에 의해 설정된
<생각의 허용한계>는 "선한 기표"만 찾듯이 <여성혐오>만 찾게되는 것입니다.

당대표를 제거해도 당은 살아야 하고, 대통령은 임기가 있지만 국가는 영원해야 하듯이 ...
다시 말해 집단의 크기는 일정 수준, 즉 임계점을 넘는 순간부터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개별성은
상실(박탈)하고 오직 <집단의 존재> 그 자체만을 위해 존재하게 됩니다. 흔히 동물학에서는 <초개체성>
이라고 하는데, 초개체성은 일벌의 사례에서 자주 목격됩니다. 일벌들은 갑자기 난입한 침입자를 침으로
찌름으로써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고 벌집을 지킵니다. ... 그런데 인간세계에서도 이러한 일벌들의
초개체성이 자주 목격됩니다. 자신이 소속된 세력(집단)을 본인과 동일시하며 집단이 위협받을 때
언제든지 자신은 집단의 생존을 위해 희생합니다. ... 왜냐하면

<"집단이 규정한 언어는 보편적 논리보다 위대하기 때문입니다.">

보편적으로 성숙한 집단(세력)은 어른의 질서체계 안에서 작동되며, 운영 또한 민주적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타자규정은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내부동의(합의)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타자규정은 한 번 결정되면 반질서적 집단의 타자규정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무서운 힘을 갖습니다. ... 그래서 때론 <민주적>이라는 의미는 상당한 파괴력을 내포한
<잔혹성(폭력)>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 ... ... 그리고

한국의 많은 여성학자들은 한국형 페미니즘 또한 상당히 민주적이라고들 합니다!





[@ 겨울의 상징인 12월이 코 앞인데, 아직도 모기가 있습니다.
모기를 겨울 곤충으로 다시 규정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에 얘기했던 스왑(swap) 관련 이야기는 정리가 다 끝나가는데
도표 없이 말로만 쓰려다보니 분량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마무리 되는대로
올려보겠습니다. 건강들 잘 챙기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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